안녕하세요, 여러분! 일본에서 15년째 살고 있는 한국인입니다. 요즘 일본에서 정말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어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나눠볼까 해요. 바로 물가 상승과 임금 격차 문제인데요, 특히 올해 초부터 체감되는 물가 상승이 정말 심각해지고 있답니다.
🏙️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의 현실
2025년 3월 현재, 일본의 물가 상승은 계속해서 일상을 압박하고 있어요. 핵심 소비자물가지수(에너지·식료품 제외)는 전년 대비 약 2.3% 상승했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포함하면 무려 3.1%까지 올랐다고 해요.
제가 매일 출근길에 들르는 편의점의 커피값도 150엔에서 180엔으로 올랐고, 저녁에 가끔 들르던 라멘집은 작년 900엔이던 라멘이 이제 1,050엔이 되었어요. 일본에 오래 살면서 느낀 건데, 예전에는 물가가 거의 고정되어 있다시피 했거든요.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변화가 너무 커서 일본 친구들도 많이 당황하고 있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엔화 약세에요. 2024년 말 기준 달러당 150엔대를 기록하며 계속해서 약세를 유지하고 있거든요.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니 당연히 모든 물건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죠.
🍔 체감되는 물가 상승, 맥도날드도 예외 없어
여러분도 여행 오시면 바로 체감하실 수 있는 곳이 바로 맥도날드예요. 3월 12일 내일부터 가격인상을 발표 했습니다. 제가 정리한 가격 변화를 보시죠:
- 햄버거: 170엔 → 190엔 (11.8% ↑)
- 감자튀김 S: 190엔 → 200엔 (5.3% ↑)
- 탄산음료 M: 240엔 → 270엔 (12.5% ↑)
이건 맥도날드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외식 평균 가격이 1,200엔에서 1,350엔으로 12.5%나 상승했어요. 이제 친구들과 밥 먹으러 나가는 것도 부담스러워져서 집에서 요리해 먹는 일이 많아졌답니다.
저희 회사의 사원들도 "이제 점심 도시락은 직접 싸와야겠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신입사원들의 경우는 도시락을 싸오는 인원이 휠씬 많아요. 실제로 도쿄 지역 회사원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외식 비중이 18%에서 15%로 줄었다고 하니, 저만 느끼는 게 아니었네요.
💰 임금 인상은 있지만 역부족
물가가 오르니 임금도 올라야 하는데,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 않아요. 2024년 춘투(春闘, 봄 노사협상)에서 도요타나 파나소닉 같은 대기업들은 월급 5.3% 인상에 합의했다고 해요. 30년 만에 최대 폭의 인상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됐죠.
하지만 문제는 중소기업이에요. 제 주변에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많은데, 이들의 임금 인상률은 2.8%에 그쳤대요. 대기업의 절반 수준이죠. 그나마 IT관련 업무라 이정도라도 오른 거죠. 심지어 실질임금(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임금)은 오히려 2.3%나 하락했다고 해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의 약50%의 회사가 1%대의 인상률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일본 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지방 소도시의 소규모 회사는 "회사에서는 물가가 올랐으니 알아서 절약하라고만 하고, 임금 인상은 꿈도 꾸지 말라더라"고 들은 사원들도 있다고 합니다.
👵 고령층과 저소득층의 어려움
특히 고령층의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어요. 일본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33%에 달하는 초고령 사회인데, 연금으로만 생활하시는 분들은 물가 상승에 더욱 취약하거든요.
뉴스 인터뷰에서 한 할머니께서 "예전에는 5천 엔으로 일주일치 장을 봤는데, 이제는 7천 엔을 써도 모자라"라고 한숨을 쉬시는 모습을 봤어요. 정말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최저시급도 2024년 1,072엔에서 2025년 1,100엔으로 올랐지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구매력은 오히려 2% 하락했다고 해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학생들이나 프리터(비정규직)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고 있는 거죠.
🏢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져
소비자만 힘든 게 아니에요. 기업들, 특히 중소 유통업체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일본상공회의소의 설문에 따르면, 중소 유통업체의 63%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답변했다고 해요.
또 다른 뉴스 인터뷰에서 라멘집 사장님은 "원재료비와 전기세가 너무 올라서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걱정을 토로하셨어요. 하지만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어드니 진퇴양난인 상황이죠.
이런 상황에서 체인점들은 버틸 수 있어도, 작은 가게들은 문을 닫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15년 동안 단골이었던 작은 정육점도 최근에 문을 닫았고, 그 자리에는 대형 체인 편의점이 들어섰답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 정부의 대응은?
일본 정부도 손 놓고 있지는 않아요. 2025년도 예산에 에너지 지원금으로 3조 엔을 편성했고,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을 유도하기 위해 인상분의 30%를 세액공제해주는 정책도 4월부터 시행한다고 해요.
일본은행도 기준금리를 0.1%에서 0.25%로 조정하며 엔화 약세를 완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고요.
하지만 정작 일상에서 체감되는 효과는 미미해요. 보통의 일본 국민들은 "정부가 뭘 한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달라지는 게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곤 해요.
🔮 앞으로의 전망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아요. 일본 내각부의 예측에 따르면 2025년 연간 평균 물가 상승률은 2.8%로 예상된다고 해요. 대기업은 4~5% 임금 인상이 예상되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2% 이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요.
이런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일본은 "임금-물가 선순환"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임금은 따라가지 못하니,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가 더 침체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죠.
일본에 오래 살면서 느끼는 건,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게 잘 돌아가는 것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에요. 물가와 임금의 불균형 문제도 그 중 하나죠.
한국에 계신 여러분들도 물가 상승으로 힘드시겠지만, 일본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여행 오실 때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음에는 더 밝은 소식으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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