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JAPAN - 라이프인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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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말아야 할 그날의 기억, 동일본 대지진 14주기 추모 행사

잊지 말아야 할 그날의 기억, 동일본 대지진 14주기 추모 행사: 일본 15년 거주 한국인이 들려주는 전국 추모 행사 현장, 2만 8천 명의 피난민이 아직 존재하는 복구 현황, 강화된 재해 대비책, 그리고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들에 대한 현지 목소리.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15년째 살고 있는 한국인입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한 동일본 대지진 14주기 추모 행사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이번 글이 일본에 관심 있는 분들과 재난 대비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동일본 대지진 추모

🕯️ 전국에서 진행된 추모 행사, 그 현장에서

2025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14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오후 2시 46분, 그 날 지진이 발생했던 정확한 시간에 맞춰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3개 현을 중심으로 추모 묵념이 진행되었어요. 

이와테현의 대선진시에서는 최근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까지 함께 추모에 참여하며 1분간 묵념을 진행했다고 해요. 재난을 겪은 사람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에서 일본인들의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에서는 희생자 84명을 추모하는 법요가 열렸고, 남산수정에서는 39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비 제막식이 거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모리오카 성지 공원에서 '기도의 등불' 행사가 진행되어 1,200개의 등불이 밝혀졌다고 해요. 이 모든 행사가 희생자를 추모하고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했습니다.

📊 14년이 지난 지금, 피해 현황과 복구 상황은?

지진 발생 후 1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약 2만 8천 명의 피난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정확히는 2025년 2월 기준으로 전국 피난민 수가 27,615명이라고 합니다. 또한 재해 관련 사망자도 3,808명에 이르렀어요.

야마가타현의 경우 1,159명을 수용 중인데, 그중 1,074명이 후쿠시마 출신이라고 해요. 놀라운 점은 이들 중 60% 이상이 현지 정착을 희망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돌아갈 고향보다 새로운 터전에서 삶을 이어가려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뜻이겠죠.

후쿠시마 원전 지역은 여전히 7개 시정촌 일부가 귀환불능구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작은 희망이 있다면, 2024년 11월에 연료 데브리 시험적 추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완전한 폐로까지는 30-40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 더 안전한 미래를 위한 재해 대비 강화

일본 정부와 지자체들은 이번 재해를 교훈 삼아 여러 가지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어요.

먼저 비축품이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기존 4종이던 비축품 목록이 기저귀, 분유 등을 포함해 17종으로 늘어났고, 프라이버시 텐트도 추가되었어요. 이는 이전 재해 시 여성과 영유아의 필요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았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조치라고 합니다.

또한 배송업체 위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동식 화장차를 추가 배치하는 등 환경 개선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메시지 전시회였어요. 약 3,400점의 작품이 전시되면서 어린 세대들에게도 재해의 교훈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3개 현의 인구 감소율은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어요. 제가 사는 지역도 14년 전보다 확실히 젊은 사람들이 줄어든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수산업 생산량은 2010년 대비 70% 수준에 머물러 있고, 이와테현 주민의 절반이 "재해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다"고 인식한다는 설문 결과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긴 하지만, 그 기억과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 정부는 향후 5년간 피해 지역에 추가로 5조 엔 규모의 복구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예산이 실질적인 부흥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15년 일본 거주자로서 느끼는 점

저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일본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때의 공포와 혼란, 그리고 그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하려던 일본인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14년이 지난 지금, 피해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많은 변화를 느낍니다. 새롭게 지어진 건물들과 정비된 도로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그 날의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에게도 이런 대규모 재해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도 언제든 이런 자연재해를 겪을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험과 대응 방식에서 배울 점을 찾고, 평소에도 재난 대비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일본에 살면서 이곳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여러분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오늘도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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